팔레스타인 출신으로 스웨덴 할름스타드에서 성장한 예술가 타리크 키스완슨이 파리 스웨덴 문화원에서 전시회를 열었습니다. 이번 전시에서는 전쟁의 상처를 치유하고,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인간의 모습을 담아낸 작품들을 선보입니다.
전쟁의 '그 후'를 이야기하다
전쟁의 참혹함은 종종 우리의 시야를 가립니다. 하지만, 만약 전쟁터에 폭탄 대신 피아노가 떨어진다면 어떨까요? 키스완슨은 이 기발한 상상을 현실로 구현했습니다. 군용 녹색으로 칠해진 피아노가 낙하산을 타고 하늘에서 내려와, 전쟁의 고통 속에 있는 병사들을 위로하는 모습을 그린 것입니다.
“저는 트라우마와 함께 살아가는 방법, 그리고 사회를 다시 일으킬 수 있는 아이디어와 물건을 만드는 방법에 관심이 있습니다.” - 타리크 키스완슨
이 이야기는 실제 있었던 일에서 영감을 받았습니다. 제2차 세계 대전 말기, 절망에 빠진 미군은 피아노 제조사 스타인웨이 & 선스에 2,000대의 피아노를 제작해 하늘에서 떨어뜨려 병사들의 정신적 고통을 덜어주려 했습니다.
'구원'을 주제로 한 작품
이번 전시의 주요 작품 중 하나인 “The relief (Steinway victory vertical, 1944)”는 키스완슨이 수개월간의 조사를 통해 영국 리즈에서 찾아낸 오리지널 피아노를 복원하여 선보입니다. 이 작품은 전쟁과 재건에 관련된 물건들을 통해 인간의 고통과 치유를 탐구하는 키스완슨의 예술 세계를 보여줍니다.
“오랜 시간 동안 전쟁과 재건과 관련된 물건들을 다루면서, 이 이야기가 저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하늘에서 피아노가 떨어져 자유롭게 떠다니는 모습은 매혹적이고 시적인 이미지입니다.” - 타리크 키스완슨
피아노는 인간의 위로와 구원을 향한 갈망을 상징하며,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인간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피아노가 바닥이 아닌, 코쿤(cocoon) 형태의 하얀 구조물 위에 놓여 있는 것도 이러한 의미를 강조합니다. 이는 과거의 무게에 짓눌리지 않고 새로운 시작을 향하는 인간의 의지를 표현합니다.
팔레스타인 뿌리와 이주, 그리고 예술
키스완슨은 1986년 할름스타드 교외에서 태어났습니다. 그의 부모님은 팔레스타인에서 리비아, 요르단을 거쳐 스웨덴으로 이주했습니다. 그는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살며, 각자의 트라우마를 안고 살아가는 공동체에서 성장했습니다.
“저에게 제2차 세계 대전은 망명과 이동을 의미하는 중요한 전환점이었습니다.” - 타리크 키스완슨
키스완슨은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전쟁과 위기 이후의 삶,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사회를 재건하는 방법에 대한 질문을 던집니다. 그의 작품은 개인의 역사와 집단적 역사를 연결하여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을 더 깊이 이해하도록 돕습니다.
전시 정보
파리 스웨덴 문화원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는 10월 23일부터 1월 11일까지 진행됩니다. 키스완슨의 작품을 통해 전쟁의 상처를 치유하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인간의 모습을 만나보시기 바랍니다.